이 음반은 2024년 12월 18일 수요일, 수림문화재단 김희수 아트센터의 스페이스1 홀에서 있었던 “고등과학원 초학제 거대 국악 데이터 독립 연구단 인공지능 음악회”의 실황 음반이다. 이번 연주회는 고등과학원 “초학제 국악 독립 연구단”의 연구 활동의 일부로 기획되었고, 음반 역시 연구 성과물의 데이터화라는 학술적인 성격을 갖는다.
음반에는 모두 다섯 개의 창작곡과 비교를 위해 연주된 <밑도드리> 원곡 합주곡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 중 창작곡은 세 가지 부류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 부류는 학생들이 공동 창작한 <포항 인공지능 천년만세 중 양청도드리>이다. 이 곡은 2022년 포항에서 있었던 일주일간의 인공지능 아카데미에서 고등학생 여럿이 함께 모여 창작한 곡이다. 가야금을 공부하는 어다현과 바이올린 주자였던 장다나를 비롯해서 모두 일곱 명의 학생들이 포항에서 일주일간 동고동락하며 배운 전통음악 이론과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만들었다. 비록 이미 존재하는 알고리즘을 사용하였지만, 우리 아이들의 손때가 묻은 것 같은 음악이다. 송영숙 대표가 풍류가야금으로 연주를 하였는데 이용구 교수가 즉흥적으로 단소 연주를 해 주니 <양청>의 생동감이 더한다.
두 번째 부류는 <수제천 주제에 의한 인공지능 합주 II-1>과 <밑도드리 주제에 의한 인공지능 합주 III-1>로 수학과 인공지능으로 창작된 합주곡이다. 지난 2023년에 발매된 [포항 AI 풍류] (https://open.spotify.com/artist/2edMGR3ai1xtqmROKOlJXA) 음반이 주로 도드리 형식의 단일 악기 곡을 분석하고 인공지능 기법으로 작곡한 곡을 연주하였던 반면 이번 작업은 개별 악기의 기하학적 구조를 통합해 전체를 하나로 연결한 해석을 바탕으로 합주곡을 만든 것으로, 합주곡으로는 첫 시도라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이 중 <인공지능 수제천>은 기존의 위상수학적 방법론을 이용하여 창작되었고, <인공지능 밑도드리>는 확산 생성 모델을 이용하여 창작되었다. 전자에는 포스텍 이동진 연구원의 기여가 있었고, 후자는 포스텍 박정수 연구원이 석사논문에서 제시한 오선보를 이용한 확산 생성 방법론이 응용되었다. 두 곡 모두 초연이다.
세 번째 부류는 인간과 인공지능의 공동 창작곡이라고 할 수 있는 <AI 가야금 산조 – 금류(錦流)>이다.
‘금류(錦流)’는 가야금 명인 김병호 선생의 호인 금암(錦岩)에서 비롯한 곡명이다. 그 앞서 연주된 <인공지능 김병호류 가야금 산조 단모리>는 이 곡을 부각하고자 비교를 위해 연주된 인공지능 단모리이다. <금류>는 인간과 인공지능 간 협업의 구조를 갖는 창작곡으로 김명옥 박사가 인공지능이 만든 <김병호류 가야금 산조>를 곱씹어 해석해 가며 새롭게 창작한 작품이다. 인공지능 음악 생성에서 인간 작곡가의 역할과 창의성에 관하여 매우 의미심장한 교훈을 담고 있다. 아마도 미래 인공지능 음악이 지향해야 할 바를 보여주는 이정표 같은 작품이 아닌가 싶다. 비교를 위해 연주된 인공지능 알고리즘 2로 작곡된 <인공지능 김병호류 가야금 산조 단모리>의 어려운 인공지능 악보는 이수경 박사가 정리해 주었다.
이번 연주회에서 발표된 인공지능 전통음악 곡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정수년, 유영주 교수, 추계예술대학교의 이용구 교수, 선릉아트홀의 송영숙 대표, 국립국악원의 서수복 악장, 그리고 독립 연주자인 유현수, 김예지나 선생이 연주해 주었다.
연구단의 연구와 이번 음악회는 한국연구재단(National Research Foundation of Korea under the grant number 2021R1A2C3009648)과 고등과학원 초학제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