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조회상(平調會相)은 조선 후기부터 전승되어 온 대표적인 정악 모음곡으로, 본래 거문고와 가야금 등 현악기 중심의 「영산회상」을 관악 합주용으로 옮겨 연주한 음악이다. 영산회상 선율을 평조(솔·라·도·레·미 중심의 음계)로 변조해 밝고 시원한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이며, 향피리, 대금, 해금, 아쟁, 가야금, 거문고, 장구, 좌고 등이 함께 연주하는 관현합주 편성으로 울림이 힘차고 웅장하다.
음악은 느리고 장중한 「상령산」으로 시작하여 점차 속도를 높여가며 「중령산」, 「세령산」, 「가락덜이」, 「상현도드리」, 「하현도드리」, 「염불도드리」, 「타령」을 거쳐 힘찬 기운의 「군악」으로 마무리된다. 전체적으로는 느림에서 빠름으로 이어지는 구조 속에서 관악기의 호방한 음색과 현악기의 섬세함이 어우러져, 장중하면서도 서정적이고 마지막에는 활발하고 흥겨운 분위기를 맛볼 수 있다.
오늘날 음반으로도 다양하게 발매되어 국립국악원이나 무형유산 보유자들의 연주가 대표적이며, 한국 전통 관현악의 짜임새와 미감을 감상하기에 가장 전형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교육 현장에서도 정악 감상의 기본 교재로 널리 사용될 만큼 중요한 음악이며, 음반을 통해 들어보면 한국 전통 음악이 가진 격조와 흥취를 한 자리에서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