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About Extinction>이후 5년만에 발매하는 스모킹구스의 정규 3집 <Small Talks>
200bpm이 훌쩍 넘어가는 속도, 폭발적으로 쏟아지는 악기에 크게 질러대는 목소리. 스모킹구스의 음악이 만드는 인상은 늘 강렬하고 직설적이다. 그러나 그 강렬한 음악 아래에는 항상 사람을 향한 다정한 마음이 깔려 있다. 말투는 거칠어도 속내는 여린 오래된 친구처럼, 이들의 노랫말은 줄곧 우리 일상의 기쁨과 슬픔, 후회와 희망을 직시해 왔다. 이번 3집 <Small Talks>는 그 친근한 정서에 사운드와 서사의 완성도를 더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끊임없이 수다를 떨듯, 스모킹구스가 들려주는 이 앨범은 과거부터 미래까지 쌓여 있던 이야기들을 순서 없이 뒤죽박죽 쏟아낸다. 과거에 대한 후회, 현재의 기쁨, 지루함, 의지... 환영부터 작별까지 주제를 널뛰며 희로애락을 오가지만 결국 우리는 웃으며 말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를 기적이라 부른다."
"Still I call this life what a miracle."
싱글과 숏폼같은 짧은 컨텐츠가 대세인 시대에 14곡, 40여 분 분량의 앨범을 발표하는 것은 어쩌면 고집스럽고 낡은 방식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밤새 이어지는 친구와의 수다가 길수록 좋듯, 밀도 있게 내닫는 14편의 대화는 마지막 트랙이 끝나는 순간 묵직한 여운과 함께 다시 첫 트랙을 켜게 만드는 즐거운 아쉬움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