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의 노래>로 독특한 월드뮤직을 들려주고 있는 떠돌이별 임의진, 그가 세계 곳곳에서 그러모은 기차 여행에 얽힌 희귀곡들. 김두수의 <돌아오라 소렌토로>, 버들치 시인 박남준의 시낭송, 북한 여가수 이선주와 에디 리더가 함께 노래한 초희귀 자장가, 쿠바의 음유시인이 부른 <내게 드리운 손길>, 재발매 선물로 <슬로우 리버>가 찰방찰방 기차를 따라 흘러간다. 기차여행자여! 로그아웃의 그날까지 이 노래를 들으며 기차를 타라, 여행하라!
두번째 기차여행,
철로변 다문다문 늘어선 미루나무 사이로 나리는 눈발
지난 2006년 첫 선을 보였던 ‘기차여행’을 다시 재발매하게 되었다. 그림을 그려 넣고 소개글을 전부 갈아엎고, 보너스 트랙도 한곡 새로 담았다. 그대 마음에 차실런지, 그대가 이 노래들을 부디 다시 듣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은행잎이 떨어지던 작년 늦가을, 나는 서울 인사동 갤러리아이에서 <방황하는 영혼>이란 제목으로 세 번째 그림 개인전을 가졌다. 오가는 길에 음반사에서 새로 마스터링하여 안겨준 이 노래들을 다시 들었다. 내 아이들 같았던 그림을 멀리 떠나보내고 허전한 마음이었는데, 옛사랑이었던 이 노래들이 나를 위로해 주었다. 그대와 두 번째 기차여행이어서 익숙하고 좋구나. 슬쩍슬쩍 여행중에 그린 스케치나마 넣어서 다시 만들어 선물할 수 있다니 설레기도 하고...
여전히 나는 기차에서 내리지 않고 있다. 집의 거실 유리창이나 내 방 쪽창이나 내가 모는 승합차의 유리창이 모두 기차 객실의 유리창만 같다. 아니 내가 쓴 동그란 안경도 마찬가지.
곁에 함께 동승했던 당신이 그리울 때, 손을 내밀듯 음반장에 손이 간다. 나는 사랑을 잃고 이렇게 그대에게 쓴다. 내 옆자리에 언젠가 당신이 다시 앉는다면 나는 꼭 이 노래들을 같이 들을 거라고. 이 노래를 기억하는 당신만이 내 옆자리에 앉게 해달라고...
기차 여행 이후에 배와 비행기, 자전거 등 여러 가지 레퍼토리가 있지만 결국 다른 일을 진행하지 못하고 기차여행을 다시 들려드리는 것으로 대신하는 마음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 언젠가는 때가 찰 것이다. 나는 그대에게 들려드릴 노래와 얘기가 아직도 많다. 사랑한다는 말은 끝이 없다. 끝이 있을 수 없다. 내가 들려드리는 월드뮤직도 마찬가지다.
철로변 다문다문 늘어선 미루나무 사이로 나리는 눈발을 보라. 그 무수한 사랑의 하강처럼 그대의 어깨에 살포시 내려앉고 싶다. 이 한편의 인생 ‘기차여행’ 사운드 트랙과 더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