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막히도록 아름다운 시적 언어로 표현한 비극 역사적 배경 속에서 사랑 이야기를 그린 셰익스피어의 걸작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는 성과 권력을 두고 벌어지는 다툼과 그 안에 간간이 담긴 희극적 요소를 숨 막히도록 아름다운 시적 언어로 표현한 비극이다. 로마와 이집트의 대립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조나단 먼비의 ‘절묘하게 절제된’(인디펜던트) 글로브 극장 공연은 작품의 영화적 리듬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클리브 우드가 거침없고 ‘꺾일 줄 모르는’ 안토니우스(파이낸셜 타임즈) 역을, 이브 베스트가 ‘쉴 새 없이 관능적인’(가디언) 클레오파트라 역을 맡았다.
마르크스 브루투스(Brutus)를 비롯한 시저 암살파를 진압하고 옥타비아누스, 레피두스 등과 제2차 삼두정치(三頭政治)의 집정관이 된 로마의 명장 안토니는 이집트의 여왕 클레오파트라의 매력에 사로잡혀 자신의 가정뿐 아니라 로마의 국정도 내팽개친 채 클레오파트라와의 사랑의 환락에 빠져 있었다. 그는 천하를 지배하는 로마의 최고 집권자 가운데 한 명이었지만 클레오파트라의 품속에서는 그녀의 변덕스런 감정에 놀아나는 노리갯감에 불과했다.
그러나 로마에 있던 아내가 죽고 로마가 폼페이우스 2세의 침공으로 위험에 빠지자 잠시 로마로 돌아간다. 로마에서 폼페이우스 2세와 화평을 맺고 옥타비아누스와의 불화도 그의 누이 옥타비아와 정략 결혼함으로써 일시적으로 화해가 성립된다. 폼페이우스와 로마의 세 집정관은 개전 전에 담판을 벌여 서로 합의를 이루어냈다. 이렇게 내란이 마무리되자 안토니 부대는 로마를 떠나 여러 나라의 정벌에 나섰다. 그러나 그들의 교착 상태는 오래 가지 못했다. 서로 협약을 어기고 상대가 약속을 어겼다고 주장했다.
결국 안토니는 다시 클레오파트라의 품으로 돌아가게 되고 옥타비아누스는 이를 구실로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와 전쟁을 하게 된다. 악티움 해전에서 패전한 뒤 클레오파트라가 자살했다는 오보를 듣고 상심한 안토니는 자결하고 만다. 옥타비아누스에게 포로가 될 운명에 처한 클레오파트라는 저승에서 안토니와 행복한 재결합할 것을 꿈꾸며 독사에게 물려 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