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7일자 박스 오피스. 1970년대 돌풍을 일으켰던 전설적인 흑인 영화 <샤프트>의 리메이크 버전이 <식스티 세컨즈>를 가볍게 누르고 1위로 등극하는 사건 발생. 형사직을 때려치운 흑인 탐정 샤프트가 인종적 편견으로 살인을 저지른 악한과 마약 딜러, 그리고 부패한 경찰에 맞서 싸운다는 내용. 하지만 영화의 내용보다는 롱 코트 휘날리며 뉴욕의 할렘가 뒷거리를 활보하는 그 터프하고 쿨한 흑인 형사 존 샤프트의 29년만의 부활이, 우리를 설레게 하는 영화. 1970년대 전설적인 아이콘으로 군림했던 흑인 배우 리차드 라운드트리의 바톤을 이어받아 새로운 샤프트 형사로 낙점된 인물은 유장한 호흡을 지닌 흑인 배우 사무엘 L. 잭슨. 그는 1970년대에 활동했던 그 샤프트 형사의 조카이자 동명의 이름을 지닌 흑인 탐정으로 등장해, 폭력과 선정성의 수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들면서 잔혹한 쾌감을 자아낸다. 하지만 영화도 영화지만, 음악에 관심있는 팬이라면 뭐니뭐니해도 1972년 아카데미 주제가상에 빛나는 아이작 헤이스의 감각적인 소울 테마곡을 잊을 수 없다. 당시 빌보드 차트 정상을 강타하면서 아카데미는 물론 그래미 시상식도 휩쓸고, 또 팝, R&B와 재즈 챠트를 동시에 탈환했던 이 펑키한 블루스는 그대로 이 속편의 주된 테마가 되면서, 더욱 폭발적인 구르브로 재탄생되고 있다. 같은 곡을 29년만에 다시 매만지려니, 아이작 헤이스의 감회도 남달랐겠다. 게다가 흑인 음악의 현재를 목도하게 되는 최근 R&B와 힙 합, 랩의 퍼레이드는, 이 영화가 21세기에 만들어진 리메이크 버전이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만들어주는 음악적 코드. 특히 R&B 최고의 싱어 송라이터이자 프로듀서인 알 켈리를 비롯해, 도넬 존스, 알리시아 키스, 칼 토마스 등의 R&B 사운드, 아웃캐스트, 투 쇼트, 미스티칼이 들려주는 힙합과 랩의 거친 폭발음은 고독하게 활보하는 샤프트 형사의 발자국 위를 넘나들면서 다채로운 리듬감을 선사하고 있다. 아이작 헤이스의 소울풀한 테마를 다시 만나는 즐거움 한편, 흑인 뮤지션들의 동맹을 통한 매혹적인 흑인 사운드의 쾌감 한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