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약력이나 수식어로 자신을 드러내기 꺼려하는 뚝심있는 세 아티스트, 베이시스트 최훈과 드러머 김형균, 키보디스트 이지훈. 각자 유수의 연주자로, 교육자이자 연구가로 각자의 음악세계를 공고히 해 온 세 사람이 2022년 말 마침내 의기투합한다. 밴드 374의 탄생이다.
초식을 겨루듯 연주를 주고받는 드럼과 베이스의 포효도 인상적이지만, 앞서거니 뒤서거니 전체 사운드를 아우르는 건반의 소리는 두 리듬악기의 야성을 낭만적으로 감싸안는다. 숙성될 대로 숙성된 연주자들만이 보일 수 있는 절제의 묘 또한 리스너의 감탄을 절로 자아낸다.
인생의 대부분을 음악에 바쳐 온 고수들의 인생은 [1984 SUNSET] 앨범으로 우렁찬 시동음을 울렸다. 때로는 야수의 으르렁거림으로, 때로는 연인의 달콤함으로, 때로는 학자의 정제된 방백으로 얼굴을 바꿔가며 리스너를 이끄는 374의 음반은 테크닉에 매몰되어 대중성을 잃는 대신 청자와 함께 춤을 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