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주의 연주는 “서늘함 속에 녹아든 열정적인 색채’, “맹렬한 악상과 극적인 표현”, “정교한 호흡에서 비롯된 폭발적인 음향”으로 묘사되는데, 이러한 그의 연주는 특히 표제 음악에서 빛을 발한다. 앨범 NOVELLA는 음악의 이야기를 ‘소리의 질감’으로 표현하는데 특출한 조진주의 연주를 극대화한 레퍼토리 구성이다.
앨범 타이틀에서 알 수 있듯이, NOVELLA에 수록된 여섯 곡은 각각 하나의 단편 소설처럼 우리를 사로잡는다. 특히 노마니 민족의 한과 흥을 노래하는 ‘치고이너바이젠’ (사라사테), 각기의 가사를 지닌 ‘스페인 민요 모음’ (드 파야), 그리고 너무나 익숙한 사랑과 파멸의 이야기인 ‘카르멘 판타지’ (비제/왁스만)에 이르기까지 앨범 전체에 짙게 물들어 있는 스페인 향기를 맡을 수 있다. 앨범의 유일한 소나타 작품인 프란시스 풀랑의 소나타마저도 스페인의 극작가/시인/음악가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시를 직접적으로 표기한 작품이니, 이 앨범을 감상하며 라틴 민족 특유의 감각적 색채를 지나칠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미국 작곡가 거슈인 (하이페츠 편곡) 의 ‘포기와 베스' 모음집, 그리고 프랑스 작곡가 쇼송의 ‘시'가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장면을 포착한다.
풍성하고 다채로운 앨범 NOVELLA는 앞서 ‘변덕쟁이 아가씨’ (La Capricieuse, 2020), ‘생상' (Saint-Saëns, 2021) 을 발매하며 음악적 색채에 대한 실험에 박차를 가한 조진주가 완성된 연주가로 도약하는 그녀의 다섯번째 앨범이다.
까칠하고도 달콤하게, 화려하고도 우아하게 양극을 달리는 도발적인 ‘조진주사운드'에 흠뻑 빠져 볼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