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와 보컬에 덕원, 피아노와 건반에 잔디, 드럼과 보컬에 류지가 편곡하고 연주했으며 그동안 라이브에서 기타 연주를 맡아오던 동혁이 정식 멤버로 합류했다.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낡고 닳아가는 감각. 날아오름과 추락의 이미지. 그리고 영원히 이어지는 것과 천천히 소멸하는 것 사이 어딘가에 위치하며 느끼는 어지러운 무언가이다. 가사와 연주 모두 최근작들에 비해 은유적이지만 전체적으로 나타내고자 하는 그림은 더욱 또렷하게 느껴진다. 다만 그것이 무엇인지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려울 뿐.
이번 앨범을 시작하는 〈너무 애쓰고 싶지 않아요〉는 2021년에 발표한 EP 《어떻게든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의 연장선처럼 느껴진다. 마찬가지로 마지막 곡 〈영원한 사랑〉은 다시 1집 [보편적인 노래]로 돌아가는 큰 원을 그리며 브로콜리너마저의 음악 세계를 확장한다. 우리는 모두 실패할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긴 춤을 추고 있는 것처럼.
한번 세상에 나온 노래는 더 이상 자신의 손안에 머물러 있을 수 없다는 말도 있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계속해서 작품을 발표하고 지속적인 행보를 이어 나가는 과정에서 음악가의 지나온 발자국들은 새로운 맥락을 만나 새롭게 탄생한다. ‘스스로 불러주는 만큼만 머물러 있을 수 있는 노래들’을 다시 단장하고 가꾸는 것은 지난 시간을 거치며 브로콜리너마저가 가장 잘 해온 일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임을 이번 앨범은 증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