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창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해온 나로틱이 오는 3월 20일, 두 번째 정규 앨범을 발표한다. 이번 앨범은 단순한 음악을 넘어 하나의 서사적 작품으로 기획되었으며, 아포칼립스의 잿빛 풍경 속에서 두 인간이 사라져가는 희망을 붙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앨범은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지만, 전반적으로 몽환적이고 나른한 우울함이 서려 있다. 감정의 결은 트랙마다 미묘하게 달라지며, 초반부는 분노와 냉소로 거칠게 몰아붙이다가 중반부에서는 절망과 체념의 무게가 천천히 스며든다. 후반부에 이르면 마침내 모든 감정이 잔잔한 깨달음과 공허함으로 녹아내린다. 보컬의 변화 또한 이러한 흐름을 섬세하게 담아내어, 초반의 날카로운 외침에서 점차 부드럽고 속삭이는 숨결로 스며든다.
이 앨범은 처음부터 끝까지 감정의 소용돌이로 청자를 휘감는다. 한 편의 소설처럼 펼쳐지지만, 페이지를 넘길 여유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분노와 혼란, 절망과 체념이 파도처럼 밀려오고, 청자는 그 흐름에 휩쓸린 채 떠다닌다.
그러나 그 끝에는 무엇이 남는가? 폐허가 된 세계에서 살아남은 자들은 무엇을 바라볼 것인가? 이 앨범은 어둠을 그리는 것에 머물지 않고, 그 속에서도 미약하게 살아 숨 쉬는 인간의 감정과 본능을 포착한다. 마지막 트랙이 끝난 후에도 남겨진 잔향 속에서, 청자는 각자의 방식으로 이 이야기를 완성하게 될 것이다.
“죽은자가 산자를 구하고, 당연하다고 생각하던게 당연하지 않은 세상이 오고 있는것 같다.
지구 어딘가에서는 온 대지가 화염에 휩싸이고, 또 다른 곳에서는 포탄이 떨어지며, 전 세계가 둘로 나뉘어 싸우고 있다.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라는 질문에서 시작한 이 앨범은 누군가를 구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만들게 되었다.